"여보 나 신게 먹고 싶어∼욱!” 임신·출산 경험이 있는 20∼50대 기혼여성 484명(20·30대 232명,40·50대 252명)에게 물었다. 언제 입덧이 제일심했냐고. 그랬더니 ‘임신 6∼7주째’라는 평균이 나왔다. 41.1%가 임신 5∼8주,32.4%는 1∼4주라고 응답,임신 초기에 입덧이 두드러진다는 사실이 새삼 드러났다. 9∼12주는 22.1%,13∼15주는 2.5%에 그쳤다. 입덧으로 인한 울렁증은 아침 공복 상태에서 더 심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래서 입덧은 영어로 ‘모닝 시크니스’(morning sickness). 아침 공복에는 입덧 증상이 심화된다. 그러나 아침밥을 거르는데 익숙한 20∼30대 여성은 “점심∼저녁 사이에 가장 속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39.2%). 아침∼저녁은 34.9%,저녁∼밤도 18.1%나 됐다. 40∼50대 중 59.9%는 “아침과 점심 사이에 가장 심했다”고 기억했다.(결혼정보사 ‘듀오’·병원홍보대행사 ‘인터피알’ 공동설문결과) 임신부들이 몹시 고통스러워하는 통과의례가 입덧이다. 한의학은 입덧을 임신오조(姙娠惡阻)라 칭한다. 간,위,자궁의 기능불화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임신 전 위장질환이 있거나 빈혈 또는 신경질환이 있으면 입덧이 더욱 빈발하고 정도도 심해진다. 첫 임신,원만치 못한 대인관계,불안,원치 않는 임신에서 입덧이 많다. 어느 정도의 입덧은 임신초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입덧을 하는 산모에게서는 기형아 발생률도 낮다. 하지만 구토가 심해 물도 못삼키는 바람에 탈수증상이 나타나고 밥을 전혀 못먹어 체중감소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면서 쇠약해진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입덧이 있을 때는 우선 임신부가 원하는 음식을 자연스럽게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야채나 과일을 먹어 입안을 개운하게 하는 것이 식욕을 돋우기도 하고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증상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태아를 위해 억지로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조금 굶어보는 것도 자연스럽게 식욕을 유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입덧이 심한 2∼3개월까지는 아직 태아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태아를 위한 영양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지 않도록 하며 때로는 밥도 잠자리에서 먹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비스킷이나 크래커 등 가벼운 음식을 먹고 난 다음 일어난다. 아침 공복을 잘 넘기면 입덧은 덜해진다. 끼니 중간에 간식을 먹어도 도움이 된다. 입덧은 정신적인 요소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치므로 신경질적인 사람일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근심이 많으면 더 심해진다. 또 임신기간 중 기분이나 몸의 상태는 수시로 바뀌므로 느긋한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정해진 시간에 억지로 먹으려 하지 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것을 먹을 만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질은 피하는 것이 낫고 식후 바로 활동하면 토하기 쉬우므로 최소 30분은 쉬어야 한다. 입덧에는 신맛이 좋다. 레몬이나 오미자차는 피로를 덜어주고 입덧을 가라앉힌다. 찬 음식은 냄새가 덜 나서 더운 음식보다 먹기에 편할 수 있다. 조금 매운 맛은 입맛을 살려주므로 고춧가루나 카레 등도 적당히 섭취한다. 소금기는 줄여야 한다.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를 너무 자주 먹으면 염분이 과잉 축적돼 임신 중기 이후 임신중독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입덧으로 토하는 일이 많아지면 수분이 결핍되기 쉽다. 물,보리차,오미자차 등으로 수분을 자주 보충해야 한다. 하지만 콜라나 커피,홍차,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피하는 것이 태아에게 이롭다. 변비가 생기면 먹는 일이 한층 곤혹스러워지므로 하루에 한 번씩 대변을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 변의가 없더라도 일정한 시간에 화장실에 앉아 있는 습관이 변비를 예방할 수 있다. 한방병원 한방부인3과(02-3475-7012) 최은미 과장은 “시고 맑은 물을 토하면서 기력이 없으면 허증,시거나 쓴 물을 토하고 가슴이 답답하며 한숨을 쉬고 번열이 나며 입이 써서 아무것도 먹기 싫어지면 기증,계속 타액을 토하고 구토가 격렬하며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을 몰아쉬면 담증,구토가 심해 피를 토하고 열이 나며 갈증이 나서 찬물을 들이키며 변비가 생기면 열증으로 분류해 입덧을 치료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