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꽃마을플레이스 가족여러분.

산부인과 전문의 황유임입니다.

요즘 인터넷 블로그나 신문기사 등을 보면 임신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에게 여러가지 TIP들을 소개해 줍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나의 생리주기'와 '배란일'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무엇보다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료 중에 간혹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지만 본인의 생기주기를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시고,

생리주기가 불규칙하지만 스마트폰 어플에 의존하여 배란일을 예측하는 분도 계셨고,

자연주기임에도 불구하고 난포가 하나만 자란다고 서운해하는 분들도 계셨기에 이번 메디컬 노트에서는

'배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꽃마을플레이스를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배란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본 메디컬 노트를 읽고 배란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다시 한번 체크하고 넘어가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배란의 과정

 : 한 주기에 하나의 난포가 자라고, 하나의 난자가 배출

생리가 시작되면 난소에 작은 크기의 난포들이 관찰되는데 그 중 하나의 난포만이 우성으로 자라고,

그 난포 안의 난자가 성숙되는 과정을 거쳐 난자가 난포 밖으로 배출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배란'인데 배란된 난자는 곧바로 나팔관을 통과하여 자궁에 이르기까지의 여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한 주기에 하나의 난포가 자라고 하나의 난자가 배출되는 것입니다.

배란일 확인하기> 생리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배란점액

 1. 생리끝난 직후 - 적은양의 탁한색

 2. 배란일 가까워질수록 - 더 축축해지고 크림색

 3. 배란 시 - 계란 흰자처럼 투명하고 늘어남

배란점액(자궁경부 점액)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자궁경부에서 분비되는 액체입니다.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생리 주기 중 농도가 변화하기 때문에 자궁경부 점액의 양과 상태 또한 달라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배란일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가장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손을 깨끗이 씻고 잘 말려준 다음 두번째 혹은 세번째 손가락을 이용해 질 깊숙이 자궁경부 근처까지 닿게 한 다음 채취한 자궁경부 점액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채취한 손가락과 엄지손가락 사이에 점액을 놓고, 점액의 색과 끈기를 확인하여 배란일을 예측합니다.

생리주기에 따른 배란점액(경부점액)의 양상을 살펴보면

생리가 끝나고 난 후에 가장 적은 양이 분비되는데 노란색이나 흰색 혹은 탁한 색을 띕니다.

배란일이 가까워오면 양이 증가하면서 더 축축해지고 크림색을 띄게 됩니다.

배란 시에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최고치에 오르게 되고, 경부에서 분비되는 점액 또한 그 양이 많아져, 마치 계란 흰자와 비슷한 양상으로 투명하면서 끈기가 강해집니다.

이런 점액이 관찰 되는 시기가 가장 임신될 확률이 높은 시기입니다.

배란이 된 후에는 점액의 양이 줄어들고, 점액이 뭉치고, 더 두꺼워집니다.

<그림출처 : 구글검색> 생리 끝난 후부터 배란되기까지의 점액의 상태

이런 방법들은 병원에 내원하지 않더라도 자가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해 보입니다.

그러나 점액의 양이 너무 적은 경우 확인하기 어렵고, 위생적으로 행하지 않으면 감염이 될 수 있어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게다가 무리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상황,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점액의 양이 더 줄어들면

점액을 통해 배란일을 예측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겠죠.

뿐만 아니라 배란점액의 관찰 및 해석은 다소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란일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방법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배란일 확인하기> 배란 초음파, 배테기 사용

배란초음파와 배테기 사용

배테기는 소변 내에 존재하는 LH(luteinizing hormone, 황체호르몬)을 감지하여 배란일을 예측하는 검사입니다.

황체호르몬은 소변 내에 항상 존재하나 배란 24-48시간 전에 최고치에 오르게 되어 배란일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우선, 배란 시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어야 하고, 그 날을 기점으로 검사 시작일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이 또한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결과가 애매하여 해석에 문제가 있다면 정확한 배란일 예측에 실패할 수 있습니다.

배란 초음파를 통해 배란일을 예측할 시에는 난소에 있는 난포의 크기를 측정합니다.

생리가 끝난 직후에는 난소에 여러 개의 작은 난포들이 보이다가 배란일이 가까워오면서 하나의 난포만이 우성으로 자라나게 되는 데 그 난포를 추적 관찰하게 됩니다.

대게 하루에 0.2~0.3cm 정도로 난포가 자라고, 2~2.5cm까지 커진 후 배란되므로 이를 통해 배란일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가 있습니다.

임신 성공을 부르는 부부관계 베스트 타이밍

 : 부부관계는 배란 예정일 3일 이내, 배란 5~9일까지는 부부관계X

배란된 난자는 12-24시간 정도 수정이 가능한 상태이고, 그 후 퇴화하게 됩니다.

한편 질 안으로 사정된 정자는 나팔관에 도달하여 2-3일간 수정이 가능한 상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배란이 이루어지기 3일 이내에 부부관계를 하면 임신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2014년 7월에 fertility and sterility 잡지에 개재된 한 저널에서는 착상시기에 부부관계를 할 경우 임신 가능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착상시기는 배란일로부터 5일후부터 9일로 정의하였고, 그 시기 동안 부부관계 횟수가 증가할수록 임신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부부관계 시 자궁이 수축되고, 자궁의 수축은 착상을 방해한다고 하였던 과거 연구결과와 남성의 정액 내 많은 강력한 인자들이 여성의 생식기관에서 강력한 염증반응을 일으켜 착상을 방해한다고 하였던 기존 연구결과들이 위의 결론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부부관계는 배란 예정일 3일 이내가 가장 좋겠고, 배란 5일 후부터 9일까지는 부부관계를 피하는 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참고하시길 바래요.

그런데 언제가 좋은 타이밍인가도 중요하지만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랜 기간 노력해도 그동안 좋은 결과가 없었다면 심적으로 많이 위축되고 지쳐있어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오늘부터는 배란일 잡아 부부관계 하는 것을 숙제처럼 여기기 보다 건강하고 예쁜 아기와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노력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