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부인과 전문의/박사 조준영 원장입니다.
오늘은 난소기능저하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병원에 내원하시는 분들이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난임클리닉에서 호르몬 검사를 해봤더니,'
'난소나이가 몇살이라 하더라...'
'호르몬 수치가 낮다더라...'
'호르몬 수치가 0.XX 밖에 안된다더라...'
'빨리 시험관아기시술을 해야한다더라...'
간혹 호르몬 수치가 높다더라..도 있는데 이건 FSH 수치일 겁니다.
FSH 수치가 높은 것, AMH 수치가 낮은 것 모두 난소기능저하, 난소예비력(ovarian reserve)의 저하를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곧 임신능력의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이 오늘의 핵심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꽃마을한방병원 의료진들은 지난 몇년간 AMH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보니, 제 폴더에 들어 있는 AMH 관련 논문만 수백편이네요. 물론 다 읽진 못했지만^^;
2014년에는 '난소기능저하 여성의 AMH에 미치는 한방치료의 영향' 이라는 주제로 국제동양의학학회에서 여성의학분야 구연발표를 하기도 했었고요. 올해 2월에는 이에 대한 SCI급 논문을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AMH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면..
우리나라말로는 항뮬러리안 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이라고 합니다.
AMH는 자궁, 자궁경부, 질 상부 등으로 변형되는 mullerian 관을 퇴화시키는 호르몬으로 남성은 고환에서 분비되어 mullerian duct를 퇴화 시키고 여성은 태령 36주경부터 난소의 과립막세포에서 생성 분비 됩니다.
AMH는 난소기능감소 및 생식능력감소 반영 지표인 FSH, E2에 비해 다른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고,월경주기에 따른 변화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월경주기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습니다. 그 변화는 약 13% 정도 내외로 추정됩니다.
위 그림은 원시난포(primordial follicle pool)가 분화하여 난포가 발달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하나의 난자가 배란되기 위해서, 즉 성숙난포(mature follicle)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발달 단계를 거치는 데요.
AMH는 전동난포(preantral)와 작은 동난포(small antral) 단계에서 분비됩니다. 동난포 크기가 약 8mm 정도일 때까지만 AMH가 분비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와 같은 AMH의 분비 특성으로 인해서 AMH는 여성의 난소기능 감소와 생식능력 감소를 반영하는 지표로서 사용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 의해 밝혀지고 있습니다. 즉 AMH 수치가 적다는 것은 앞으로 배란될 난자의 '양'이 적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난자의 '질'이 아니란 것에 주목하십시오.
AMH가 중요한 이유는 시험관아기 시술을 위해 과배란 유도 시 난소 반응의 예측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다낭성 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의 진단에도 동난포(antral follicle)를 대체하는 표지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에는 AMH 가 보통 5이상으로 높게 나타납니다.
즉, AMH가 높다고 좋을 것도 없는 것이지요. 난소가 젊은게 아니랍니다^^
그럼 AMH가 과연 여성의 임신능력을 대별해 주는 표지자(marker)로 볼 수 있을까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1. 자연임신의 측면에서, AMH가 낮으면 임신율이 낮아질까?
그렇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0.7ng/ml 이하의 난소기능저하의 여성이라면 그렇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낮은 AMH 수치를 가진 여성에서도 임신이 될 수 있고, 심지어 검출되지 않는(undetectable) AMH 수치를 갖고 있는 여성도 임신에 성공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더 많은 연구결과가 축적되어야 합니다.
2. 보조생식술의 측면에서, AMH가 낮으면 시험관아기성공률이 낮아질까?
약간의 상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메타분석을 논문을 살펴보면, 난소기능저하(diminished ovarian reserve)여성에서는 임상적 임신율(clinical pregnancy)을 예측하는데 AMH가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자연임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매우 낮은 AMH에서도 임신이 될 수 있고, 검출되지 않는(undetectable) AMH 수치를 갖고 있는 여성도 여전히 임신 성공률을 보이기 때문에 먼저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난소기능저하 여성분들은 다급하고, 약간은 절망적인 상태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AMH가 임신에 있어서 절대적인 수치는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한방치료에 열심히 임하시고, 임신에 성공하는 난소기능저하 여성분들도 많다는 점!
기억해 주세요.
어쩌다 보니 글이 좀 어렵기도 하고, 길어졌네요.
5월에 쉬는 날도 많고, 날씨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5월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