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TV l 김동균 기자] 오랫동안 아이를 기다려 온 부부들은 임신의 기쁨에 모든 것이 끝난 줄 안다. 그러나 출산까지는 아홉 달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사실 임신보다 더 중요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 출산까지의 기간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자연유산율이 20.3%를 기록함으로써 임산부 5명 중 1명은 유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30대 임산부의 자연유산율이 큰 폭으로 증가해 임신 후 출산기간까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건강관리대책이 절실함을 보여줬다.

불임한방병원 위효선 원장은 이와관련 "임신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며 "임신 중 산모에게 문제가 생기면 건강한 아기를 낳기도 어렵지만 태아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임신 과정에서 유산기가 있는 상황을 한방에서는 '태기 불안'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임신이 불안하다는 뜻. 유산은 수정란이나 임신 20주 이전에 태아가 자궁 밖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말하며, 조산은 임신 37주 이전의 분만으로 임신 중에 과로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나 임신중독증, 자궁경관 무력증, 전치태반과 같은 질병이 있을 경우 쉽게 발생한다.

태기 불안의 대표적인 증상은 하혈과 복통이며 이는 태아가 불안한 상태라는 증거와 같다. 하혈은 자궁의 출혈을 의미하며 '태루'라고 한다. 임산부의 기운이 약하고 열이 오르거나 임신 중 성생활을 과도하게 한 경우, 복부에 심한 충격을 받은 경우, 지나치게 뜨거운 성질의 음식이나 약을 먹었을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태루 외에도 아랫배가 아픈 복통도 많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태동'이라고 한다. 태루 증세도 위험하지만 태동은 더욱 위험하다. 자칫 잘못하면 유산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태동 증세가 있을 경우 임산부는 절대적인 안정을 취해야 한다.

실제로 많은 임산부들이 유산을 하기 전에 하혈과 복통을 경험한다. 특히 초산부의 경우 10명 중 7명은 출혈과 아랫배 통증 등 태기불안 증세를 보이곤 한다. 임신 후 태기 불안이 생기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심신의 안정이다. 임산부가 태동, 태루 증상을 보이면 유산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휴직을 하는 등 절대안정을 취하게 해야 한다. 물론 누워만 있다고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태동과 태루는 유산의 신호이므로 신속하게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유산을 방지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태루와 태동이 있을 경우 유산을 방지하기 위해 안태약을 처방한다. 근본적으로 임신은 신기(腎氣)가 충성할 때 충임맥(衝任脈)이 임신 유지를 건강하게 시킬 수 있고, 기혈이 충실할 때 임신의 근본이 견고해지기 때문에 비신의 장부 기능을 강화하는 처방을 안태약으로 한다. 안태약은 모체가 태아에게 영양 공급을 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혈액을 보충하며 기운을 보강하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유산의 위험이 있는 임산부가 안태약을 복용하면 혈액이 보충되고 기혈 순환이 원활해져 임산부 본인의 건강과 태아의 건강 모두를 지킬 수 있게 된다.

임신 중 태기 불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정을 취하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산기가 있는 환자는 가능한 휴식을 취하고, 무거운 짐을 든다거나 심한 운동, 힘든 일은 피하며 여행을 피하고 정신적인 안정과 충분한 영양섭취를 해야 한다. 임신 초기에는 부부 관계를 하게 되면 유산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금욕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도움말: 불임한방병원 원장 위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