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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찾아올 거에요.
기다리는 일을 잘 못합니다.
기다리는 건 힘이 듭니다. 애가 탑니다.
더구나 기다리는 대상이 꼭, 무슨 일이 있어도 온다고 확언을 했다면 모를까,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서글퍼지기까지 합니다.
지금은 좀 나이도 들고, 살아온 세월도 있어서 예전보다는 잘 기다립니다.
우선은 약속한 대상이 온다고, 온다고 했으니까 올 거라고 가정하고,
정한 그 시간이 지났어도 올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다소곳이 지낼 수 있습니다.
우리 난임을 겪고 있는 환자분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이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내는 것일 것입니다.
무슨 쿠폰 카드처럼 10회의 구매를 하면 11회에는 약속된 상품을 받는 그런 일도 아니고,
운동선수가 대회에 나가기 위해 체중을 빼는 것처럼 3kg를 빼면,
개체량을 달성하면, 자격이 주어지는 그런 일도 아니고,
이건 확실하게 출산을 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이
될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하며 기다려야 되는 노릇입니다.
43세의 여성이 내원하셨습니다. 39세에 결혼, 결혼 한지 4년이 지나도,
별다른 피임 없이 임신 시도하였지만 임신이 되지 않아 오셨습니다.
2015년 다발성 자궁 근종 수술을 하고, 2014년 하지정맥류 수술 받았으나,
내원 당시에도 여전히 하지 부종 상태는 심했습니다.
배우자분은 73년 생으로 부부가 양방검사 상 별무 이상으로
‘고령’ 요인을 제외하면 원인 불명의 난임이었습니다.
이전에 받은 양방 시술은 배란유도 4회로,
환자의 연령이나 난임 기간을 고려하면 양방 시술을 거의 받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 한 이유로는 환자가 모 양방 난임 병원에서 근무하고 계셔서,
양방 난임 시술 자체에 오히려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생리 주기는 32-34일로 비교적 규칙적이었고
전신 적외선 체열 촬영 검사는 전형적인 난임 환자의 양상인,
상열하한(上熱下寒), 수족냉(手足冷), 하복냉(下腹冷)의 상태를 보였습니다.
특히 골반 하체 순환이 되지 않아 골반, 둔부, 허벅지가 너무 찬 색깔의 결과를 보였습니다.
평소 요통(腰痛)이 있고, 하지 부종과 정맥류가 만성화된 상태였습니다.
2016년 말에 내원하여 약 6개월간 적극적인 한약 치료와 약침, 뜸 치료를 병행하였습니다.
그 이후로는 3개월여 약침, 복부온침 위주로 치료하여
총 9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한방 치료를 받고 자연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치료하면서 생리주기가 28-29일로 좀 더 좋은 주기로 정상화되고,
몸에 전체적인 부기가 빠지며 하지 부종 상태도 더디지만 점차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9개월이라는 기간은 길었습니다.
부부가 함께 주말마다 내원하셔서 치료를 받는 일이 고된 일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걱정스러워 향후 계획을 논의하게 되었을 때,
오히려 환자분은 제게 희망으로 가득 찬 당부를 하시는 것입니다.
“선생님, 걱정 마세요. 때가 되면 오겠지요.
얼마나 건강하고 예쁜 아기가 오려고 이렇게 엄마 아빠를 기다리게 하나...싶지만.
올 때가 되면 올 거라고 생각하니 괜찮아요!”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내심 놀란 적이 있습니다.
이 환자분은 AMH가 그래도 본이 나이에 비해 좋아서 다행이지만,
연령이나 난임 기간을 고려하면, 의사도 환자도 한시가 급하다고 판단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환자 본인분이 힘들지만, 마음을 편히 가지시고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여러 가지 신체 상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 분명히 보였기에
주치의로서 맘이 무거웠지만 같이 기다리며 치료를 지속하고 노력해보자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던 어느 날, 환자분께서 전화로 임신 소식을 전해주셨습니다.
“원장님, 드디어 왔어요!”
하십니다. 저는 너무도 기쁘고 반가워서 환자분보다 더 호들갑을 떨었지요.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아이가 잘 찾아와주고, 자라주고,
건강하게 태어나주고 모두가 다 감사한 일입니다.
아이가 찾아올 때까지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엄마 아빠가 될 분들,
본인들이 노력을 하면서 기다리니 임신이 되었습니다.
진료를 하면서 환자분들에게 기다려보세요, 기다리고 노력하자고 할 때 맘이 아픕니다.
이제껏 기다렸고,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또 더 뭘 하면서 기다리라고 말을 하는 것이 한의사로서도, 엄마가 된 여자로서도 미안할 지경입니다.
그래도 다 때가 있는 것을요.
자연임신을 하던, 양방 시술을 하던 결국은 될 때가 되면 될 것이니까요.
어차피 우리가 임신을 하기로 맘을 먹었고, 그랬다면 무슨 노력이라도 해야 할 것이고,
아기가 찾아오기까지는 결국 기다리면서 노력을 하는 수밖에요.
그 기다리는 과정이 평화롭고 애가 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그 과정도 결과도 순조로운 경우를 너무도 많이 봤습니다.
아이가 잘 찾아올 수 있도록 그 때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평안하게 잘 기다리는 시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