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증상에 대해 진료를 하다보면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꼭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한약 복용이 필요 합니다’라는 제 의견에 머뭇거리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한의사로서 참 안타까운데요.

이번 기회에 한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짚어 보겠습니다.

첫째, 한약을 먹으면 간에 무리가 된다?

얼마 전 다이어트 한약의 오해와 진실이라는 편에서도

한 번 설명을 드렸습니다만,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약도 양약처럼 약물이기 때문에 간에 무리를 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약만이 그런 것도 아닐 뿐더러

간기능 회복이 다방면에서 입증된 한약도 있습니다.

특발성 반응으로 간에 무리를 주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그 빈도와 정도가 양약보다 높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너무 다양한 약을 먹거나, 너무 많은 건강보조식품과 함께 먹거나,

음주와 합병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력 상 바이러스성 간질환이 있는 경우,

남성보다는 여성이 좀 더 약물 및 알코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둘째,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저는 살을 빼드리는 것이 더 쉬운 사람입니다.

살이 잘 찌지 않는 타고난 타입의 사람은, 한약을 먹어도 살이 잘 붙지 않습니다.

위장을 튼튼하게 하거나 음혈(陰血)보충, 허열(虛熱)을 끄는 치료법을 쓰더라도,

완고한 날씬쟁이는 살이 찌기 어렵습니다.

한약을 먹고 체중이 많이 늘었다는 사람은

내재된 체중증가 소인이 있었거나,

위장의 기운을 많이 복돋아 식욕증진,

소화기능촉진이 지나쳤을 경우에 그럴 수 있습니다.

셋째, 한약의 효과는 점진적이다?

만성적인 증상 및 질환에 한약 처방을 많이 하다보니,

한약의 효과가 아주 천천히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요.

소화, 감기를 해결하는 한약의 경우 치료효과도 빠르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특성, 증상의 특성에 따라 점차 호전되거나 변하는 경우도 있고,

빠르게 호전되거나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적으로 발생한 증상, 아이들의 불편증상은

한약치료시 대체로 빠르게 효과가 나거나

호전반응을 보이는 증상 중에 하나입니다.

저는 ‘점진적’이라는 표현 대신 ‘은은함’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데요.

양약에 비하여 대체로 은은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소화기능이 예민한 사람 또는 만성적 질환에는

‘은은한’ 약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셨으면 합니다.

넷째, 무조건 국산 한약재여야 한다?

한약재의 특성, 재배 기후에 따라 모든 한약재가 국내에서 생산, 유통될 수는 없습니다.

감초, 용안육과 같이 많이 쓰이지만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약재도 꽤 있습니다.

잘 아시는 공진단의 재료인 사향 또한 전량 수입되고 있으며,

국산 녹용은 한약재로 쓰이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산약재가 아니라 좋은 약재입니다.

다섯째, 여름에 한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빠져나가므로 효과가 없다?

여름철에는 기와 음을 손상받기 쉽고

그래서 더더욱 보양식, 보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여름이 힘든 사람은 여름에, 또는 여름이 되기 직전에

몸을 보충하셔야 땀도 상대적으로 덜 흘리며 덜 지칠 수 있습니다.

여섯째, 한약은 너무 비싸다?

일반적인 탕약 형태의 한약은 아직 보험이 적용되지도 않고...

따라서 양약에 비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 다양한 형태의 보험한약이 있어

경제적인 부담을 덜고 복용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한의사입니다.

몸과 마음이 아프신 분들에게 한약처방을 더 잘하기 위해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분명 더 큰 효과를 드릴 수 있는데,

한약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그런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분명,